사막에 산다는 것,
그것은 단지 거칠고 냉엄하고 혹독한 세계와 비슷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은 불요불굴의 청의(靑衣) 전사에게나 어울리는 전설이다.
그들은 온도가 50도를 넘고 습도가 달 표면과 비슷한 땅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아무런 표지가 없어도 하늘과 별을 바라보면서 길을 찾을 수 있으며,
아득하게 먼 곳에서도 조약돌 하나를 식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자기들이 살고 있는 세계처럼 용감하고 너그러우면서도 냉혹한 사람들이다.
사막에 산다는 것,
그것은 절제하며 간소하게 사는 것이고, 태양의 열기를 견디는 법과
온종일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갈증을 참아내는 법, 열병과 이질에 신음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것이며, 기다리는 법과 설령 양의 고기는 남들이 다 먹고 뼈에 힘줄과
가죽만 달랑 남는 한이 있더라도 남보다 나중에 먹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두려움과 고통과 이기심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또 사막에 산다는 건 어쩌다 스마라나 라윤이나 아가디르 같은 큰 도시에 구경을
나가서는 자기들이 남과 다르다는 것, 마치 다른 종류의 사람들 같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하지만 사막에 산다는 건 결국 세계는 바다나 빙산처럼 광활하다는 것과 그 세계의
가장 아름답고도 가장 혹독한 장소들 중의 한 곳에서 사는 삶을 배우는 것이다.
사막은 그 무엇도 사람을 한 자리에 붙잡아두지 않는 곳이며, 어둠에 묻혀 있던
돌멩이들을 환하게 비추는 새벽빛처럼, 아침부터 해거름의 마지막 순간까지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태양의 열기처럼 모든 것이 날마다 새로운 곳이다. 또 사막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너무나 덧없이 무너지는 곳이기도 하다. 단순한 낙오나 부주의만으로도,
혹은 돌덩이들 위로 부는 열풍의 광기가 조금만 지나쳐도 대지가 우리를 져버리고 뒤덮어
무(無)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책 : 하늘빛 사람들(Gens des nuages)
지은이 : J.M.G.르 클레지오, 제미아 르 클레지오
읽게 된 동기 : 2008년 노벨문학수상자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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