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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기적의 도서관

난설헌

p27

사람이 사람을 다스리고 부릴 때도 손다림질의 온기로 다독이라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가르침이라고 초희는 알아들었다.

p241

결박하는 것도 남이 결박하는 거이 아니고, 결박을 푸는 것도 남이 푸는 것이 아니라.

풀거나 결박하는 것이 남이 아니므로 모름지기 스스로 깨달아야 하느니.

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을 한꺼번에 놓아버리면, 놓아버릴 것이 없는 데까지 이르고,

놓아버릴 것이 없는 그것까지도 다시 놓아버려야 하는데......

P349

"숙모님, 아무것도 원망할 것이 못 돼요. 모든 원인은 자신에서 비롯된 것인데 누구를

탓하고 말고가 있겠어요. 처음 시집 와서는 이것저것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저를 아프게

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이 좁으나 좁은 조선 땅에 태어난 것도, 여자로 태어난 처량함도,

남편을 만나게 된 거도, 원망하고 서러워했던 걸 부인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조선땅에 태어남도, 여자로 태어남도, 김성립을 낭군으로 맞이한 것도 제게 주어진 운명

이겠지요. 그 운명에 따르지 못하고 어긋나고 삐거덕댄 것은 지나친 애착과 미련이 더께

끼어서 그랬던 것이겠지요. 그걸 훌훌 털어내니 한결 세상이 밝아지고 홀가분해졌습니다."